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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과 혁신으로 무장한 명품,구찌

 



하루는 백화점에 갔는데 구찌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커플 고객들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최근 회사 사내 방송에서 리버스 멘토링을 이야기하며 구찌의 경우를 그 예로 들어줬던 것이 생각났다.
리버스멘토링이란 멘토의 위치를 뒤바꾸는 것, 즉 부하가 상사의 멘토가 되어 젊은 세대의 감각과 취향을 알려주는 역발상의 소통 방식이다. 이 용어를 제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회장 잭 웰치다, 웰치는 1999년 출장 중 말단 직원의 설명으로 인터넷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는데, 그 후 사내 임원들에게 젊은 후배를 멘토로 삼아 인터넷 사용법을 배우게 했고 자신도 20대 직원의 멘티가 되길 자처했다고 한다. 우리 회사의 방송에 따르면 구찌 역시 신입사원들이 임원들에게 멘토링을 함으로써 자사 제품에 밀레니얼 세대들의 감성을 담아 어필하는 혁신을 이뤘다고 한다.
2014년까지 매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명품 브랜드 구찌는 혁신을 간절히 필요로 했다. 그런 배경에서 2015년에 새로운 CEO로 임명된 이가 이탈리아 출신 경영인 마르코 비자리였다. 이미 2005~2009년에 스텔라매카트니, 2009~2014년에 보테가베네타의 CEO를 거친 바 있는 마르코는 구찌를 부활시키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구찌의 혁신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그가 도입한 리버스 멘토링 회의 제도였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임원 회의의 주제를 놓고 30세 이하 직원들이 다시 토론하게 하는 그림자위원회, 그리고 경영진이 35세 이하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회사 문화 및 복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점심회동이었다.
이를 통해 구찌는 모피 사용 금지, 여행 어플 제작, 개성 있는 디자인의 상품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시작했다. 더불어 SNS 인플루언서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전통을 중시하는 명품 회사로서는 쉽게 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시도를 거듭했다.
이와 더불어 마르코가 이룬 또 하나의 놀라운 혁신은 바로 패션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발굴한 것이다. 미켈레는 펜디에서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하다 구찌로 옮겨 12년째 평범하게 근무 중인 디자이너였다. 그런 미켈레를 찾아가 마르코는 1주일 남은 큰 패션쇼를 준비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한 것이다. 마르코 역시 인재는 자신에게서 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있다고 믿었던 듯하다. 미켈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덥석 잡았다.
미켈레는 구찌 패션쇼 남성복 컬렉션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아이디어들을 마음껏 보여주며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이후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어 미켈레 효과라 불리는 성과를 향한 파격적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절제되고 고풍스러운 구찌 디자인을 과감하게 버리고 자신만의 빈티지 미학을 창조해 냈다. 직접 수집한 앤틱 직물에서 영감을 얻어 벌, 꽃, 나비, 새 등을 구찌의 상품에 입체적으로 수놓은 것이 대표적 예다. 동시에 그는 구찌 로고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등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화려한 디자인들을 선보였는데 사람들은 이렇게 예상을 뒤엎는 미켈레의 디자인에 오히려 열광했다.
서로 섞이기 어려울 듯한 빈티지, 르네상스, 바로크 스타일과 패턴, 절충주의를 조합하면서도 자유분방한 그의 디자인은 창의적 가치의 결과물로 주목받았다. 특히 미켈레는 젠더리스에 관심이 많아 남성복과 여성복의 디자인을 마구 섞어버렸다. 여성복의 리본과 레이스, 코사지 등을 남성복에 적용하면서 기존의 패션 가치관마저 무너뜨린 것이다. 그 결과 구찌는 2017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명품 브랜드 1위에 올랐고 전년 대비 매출도 40% 급증했다. 전체 매출 중 55%는 35세 이하의 고객들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나는 구찌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피터 린치도 마트에서 장사가 잘되는 제품에 주목하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물론 구찌 제품은 마트가 아닌 백화점에서 팔린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줄까지 서가며 저 비싼 제품을 구입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구찌의 주가는 검색되지 않았는데, 이유를 알고 보니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구찌는 독립된 기업이 아닌 케링이라는 프랑스 그룹 산하의 브랜드였던 것이다. 그에 따라 자연히 내 검색 방향도 케링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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