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아리아 혹은 스카이넷,비자
SAP다음으론 어느 회사에 투자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봤다.
내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과거 쑹홍빙의 화폐전쟁에서 공포의 회사로 언급되었던 빚자가 궁금해졌다.
중국 정부는 무엇 때문에 이 회사를 두려워했던 걸까?
비자카드 덕에 우리에겐 너무나 가까이 느껴지는 회사인데 말이다.
비잔은 캘리포니아 포스터시티에 본사가 있는 금융회사다. 이미 우리도 알고 있다시피
이 회사는 전 세계에서 비자 로고가 붙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 할 수 있게끔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비자는 직접 카드를 발행하거나 고객에게 신용을 제공하지 않음은 물론 그들의 신용도에 대한
평가나 과금도 하지 않는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그럼 이 회사는 뭘로 돈을 번다는 거지?
사실 미국 사람들도 비자가 무슨일을 하는 회사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비자 광고를 보면 이에 대해 좀 알 수 있다.
비자는 일반적인 금융회사를 상대로 비자넷이라는 지급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회사고,
이 서비스를 통해 은행들은 고객에게 신용과 현금을 제공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머릿속에 한번 그려보자. 해외여행 중인 고객이 기념품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고른 뒤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이 결제 요청은 고객에게 카드를 발급해준 은행을 거쳐 비자넷으로 들어가고, 그럼 비자넷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결제의 위험성 및 사기 여부를 판단한 뒤 결과를 은행에게 피드백해준다. 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돈을 줄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이 모든 과정은 1초도 안 걸린다. 쑹홍빙이 말한 지급결제 시스템이 바로 이 일련의 과정이다.
다음으로 이 회사가 공개하고 있는 각종 수치들을 살펴봤다.
1) 비자의 고객 계정은 약30억개다. 전 세계 인구 75억명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친다.
2) 현재 비자는 전 세계 20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구상엔 총 206개의 국가가 있는데 비자의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나라는 고작 여섯 곳에 불과한 것이다.
3) 연간 약 2,000억 건의 지급결제가 비자를 통해 이루어진다.
4) 매년 1.1경 원의 돈이 비자를 통해 처리된다. 억도 아니고 조도 아닌 경이라니 살면서 실제로 접하기 어려운 단위라 그런지 그 규모가 상상이 안 된다.
5) 비자는 1,600만 킬로미터 길이의 데이터 연결 시설을 구축, 활용하고 있다. 이 시설에는 광섬유, 이더넷, 인공위성 등 가능한 모든 첨단 통신 기술이 이용된다.
비자를 통한 지급결제는 개인,정부, 기업 모두에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말한다. 아직까지 17억명의 인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지급결제 시스템에 접금하지 못ㅎ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평균 결제 금액은 약 1.7경 원에 달한다고 전 세계 1만 9,000명이 넘는 비자카드 직원들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들이 하나같이 엄청나서 할 말을 잃었다. 대신 상상을 초월하는 네트워크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영화 이글아이의 아리아와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떠올랐다. 아리아는 자율정찰지능 통합분석가라는 뜻의 영문명을 줄인 것인데, 고객의 결제 요청을 사기인지 아닌지 인공지능으로 판단하는 비자넷과 기능 면에서 유사하게 느껴진다. 슈퍼 AI시스템인 스카이넷이 연상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아, 그리고 바자넷과 이름도 비슷하고, 다음으로 살펴본 것은 비자의 회사 연혁이다.
1958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뱅크아메리카드라는 다소 어색한 명칭의 신용카드를 발행한 뱅크아메리카드 신용카드 프로그램이 현 비자의 시초이다.
1970년: 후발주자인 마스터카드가 맹렬히 추격해 오자 위기의식을 느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뱅크아메리카드를 발행한 은행들과 손을 잡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뱅크아메리카드에 대한 직접적 통제를 포기하고 컨소시엄에게 관리 권한을 양도하겠다는 대의를 위해 고객 회사인 은행들과 손을 잡은 용단이었다. 이를 통해 내셔널뱅크아메리타드가 탄생한다. 이 어려운 작업은 국립 상업은행의 관리자였던 디 호크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그럼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뱅크아메리카드를 미국 외 국가의 은행들에 직접 라이센스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해당 라이센스를 계속 발행했으며, 이를 통해 1972년까지 15개국에서 라이센스가 부여되었다. 그런데 국제 라이센스 사용자는 내셔널 뱅크아메리카드의 미국 라이센스프로그램과 다양한 문제를 겪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디 호크가 고용된다.
그 결과 1974년 국제 뱅크아메리카드 프로그램을 관리하기 위한 다국적 회원 기업인 국제뱅크카드컴퍼니가 설립되었다.
1976년: 국제뱅크카드컴퍼니의 이사들은 다양한 국제 네트워크를 하나의 이름을 가진 단일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을 최대로 키우는 방법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많은 국가는 이 협회가 아직 명목상의 것이었음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관련된 카드의 발행을 여전히 꺼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이미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뱅크아메리카드와 영국의 바클레이카드, 프랑스의 블루카드, 캐나다의 차젝스, 일본의 스미토모카드 및 기타 모든 라이센스 사용자는 이 해에 새로운 이름인 비자로 통일되었다. 비자를 상징하는 독특한 청색, 흰색 및 금색 플래그가 탄생한 것도 이때의 일이다. 이후 내셔널뱅크아메리카드는 비자 USA가 국제뱅크카드컴퍼니는
비자인터내셔널이 되었다.
비자넷의 능력과 비자의 연혁을 차근차근 살펴보니 중국 정부가 왜 비자카드의 자국 입성을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다행히 중국엔 유니온페이가 있고, 이 회사는 어마어마한 중국 인구를 앞세워 비자카드보다 결제금액에서 앞선다.
비자카드의 과거 주가 흐름을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상승 곡선이 어마어마하다. 2018년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살짝 주춤한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힘차게 우상향 중이고, 최근 4년의 주가수익률은 202%다.
2018년에 비자카드에 투자한 결과 내 수익률은 11.12%였다. 쑹홍빈의 화폐 전쟁 덕에 좋은 투자 대상을 알게 된 셈이다. 앞으로도 독서를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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